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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심리] 보고 싶은 것만 보이는 병: ‘확증 편향’이라는 감옥

by 오드리햅번커피 2026. 5. 5.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도 투자를 처음 시작했을 때 이런 실수를 참 많이 했습니다. 주식 하나를 사놓고 나면, 그 회사가 왜 좋은지에 대한 기사만 골라서 읽었거든요. 부정적인 뉴스가 보이면 "이건 시장이 잘못 이해하고 있는 거야"라며 무시하고, 긍정적인 의견만 담긴 커뮤니티 글을 보면서 "역시 내 안목이 틀리지 않았어!"라고 안심하곤 했습니다. 여러분도 혹시 그러지 않나요?

우리는 참 이상하게도, 내 의견이 맞는다는 '증거'만 수집하려는 본능이 있습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확증 편향(Confirmation Bias)’이라고 부릅니다. 내 머릿속에 이미 결론을 내려놓고, 그 결론에 유리한 정보만 골라 담는 편식 습관 같은 것이죠. 오늘은 ‘마음금고 언락커’로서, 이 무서운 편식 습관이 어떻게 우리의 통장을 갉아먹고 블로그의 성장을 가로막는지 진솔하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 왜 우리 뇌는 '틀리는 것'을 그토록 싫어할까요?

진화 심리학적으로 볼 때, 인간은 본래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을 매우 고통스러워합니다. 과거 원시 사회에서는 집단의 의견과 다른 주장을 하는 것이 곧 배척을 의미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우리는 본능적으로 내 의견에 동조해 주는 사람들을 찾고, 반대되는 정보는 '적'으로 간주해 버립니다.

그런데 투자의 세계나 블로그 운영은 다릅니다. 여기서는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사실을 빨리 인정하는 사람이 훨씬 빨리 성장합니다. 확증 편향에 빠지면 우리는 보고 싶은 정보만 선택적으로 취하게 됩니다. 나쁜 뉴스는 걸러내고 좋은 뉴스만 입력된 뇌는, 결국 현실과는 동떨어진 낙관론에 빠지게 되죠. 그러다 시장이 완전히 무너지고 나서야 "왜 아무도 말해주지 않았지?"라고 탓을 하게 됩니다.

2. 블로그와 투자에서 나타나는 '정보의 편식'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를 예로 들어볼까요? 애드센스 승인이 잘 안 될 때, 저는 "구글 알고리즘이 이상한 거야", "운이 나쁜 거야"라는 생각에 동조하는 글들만 찾아다녔습니다. "이런 글도 승인받았으니 나도 괜찮겠지"라며 위안을 삼았죠. 하지만 그건 제 실력을 키우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투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매수한 종목에 대해 '찬티'들의 글만 찾아서 읽는다면, 그건 투자가 아니라 '내 선택을 응원받기 위한 정서적 활동'에 불과합니다. 진짜 투자는 내가 산 종목이 왜 떨어질 수 있는지, 내가 놓친 리스크는 무엇인지를 찾아내려는 노력에서 시작됩니다. 정보를 수집하는 게 아니라, 정보를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3. 마음금고를 여는 ‘반대편의 목소리’ 듣기

확증 편향이라는 감옥에서 탈출하려면, 의도적으로 불편한 정보를 찾아야 합니다. 저만의 탈출 루틴을 소개합니다.

① '악마의 변호인' 역할 하기

어떤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이나 글의 주제를 정할 때, 스스로에게 물어보세요. "만약 내 판단이 완전히 틀렸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저는 이 질문을 위해 노트 한 페이지를 반으로 나눠, 왼쪽엔 긍정적인 근거를, 오른쪽엔 '반대되는 근거'를 무조건 똑같이 적습니다. 오른쪽 칸을 채우다 보면 내 결론이 얼마나 위태로웠는지 깨달을 때가 많습니다.

② 나를 가장 불편하게 할 사람과 대화하기

항상 내 의견에 "맞아, 당신 말이 옳아"라고 말해주는 사람만 곁에 두지 마세요. 가끔은 내 생각과 전혀 다른 관점을 가진 사람의 글을 일부러 찾아 읽어야 합니다. 처음엔 화가 나고 불편할 겁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이 바로 내 사고가 확장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③ 데이터와 결과로만 말하기

감정을 배제하고 숫자를 보세요. 내 기분이 나쁜지 좋은지, 혹은 이 뉴스가 내 입맛에 맞는지보다, 지난 10년간의 데이터가 무엇을 말하는지 차갑게 분석하세요. 사실과 의견을 구분하는 것, 이것이 확증 편향을 깨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마치며: 틀려도 괜찮은 사람으로 성장하기

투자의 고수들은 ‘내가 완벽하게 맞혔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내가 틀렸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준비했다’고 말하죠. 저 또한 ‘마음금고 언락커’로서 끊임없이 제 마음금고를 열어젖히고, 제 안의 편견들을 마주하려 노력합니다.

오늘 여러분이 확증 편향이라는 감옥에 갇혀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 체크해 보세요. 내 생각이 맞다는 증거를 10개 찾는 것보다, 내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다는 증거를 단 1개라도 찾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는 일입니다. 그것이 여러분을 더 냉철하고 현명한 ‘마음금고 언락커’로 만들어 줄 테니까요. 5월 6일, 여러분의 승인 신청과 더불어 여러분의 생각도 더 넓게 열려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