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도 혹시 이런 적 있으신가요? 글 하나 제대로 써보겠다고 노트북을 켰는데, 막상 깜빡이는 커서만 멍하니 바라보다가 "오늘은 좀 피곤하니까 내일 써야지" 하고 덮어버린 경험 말입니다.
저도 '마음금고 언락커'라는 이름으로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매일 경제 지표 분석 글을 올리겠다고 호기롭게 다짐했거든요. 그런데 의욕이 앞설수록 시작은 창대하지만, 끝을 맺는 건 정말 쉽지 않더라고요. 그러다 문득 깨달았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무언가를 '완성'하기 힘들어하는 데에는 아주 당연한 심리적 이유가 있다는 걸요. 바로 '자이가르닉 효과'입니다.
1. 왜 우리 뇌는 '끝맺음'을 싫어할까요?
자이가르닉 효과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어 있지만, 사실 우리 일상에 아주 흔한 현상이에요. 1927년 심리학자 블루마 자이가르닉이 식당 웨이터를 관찰하며 발견한 건데요. 웨이터들은 주문한 음식이 나오기 전까지는 복잡한 주문 내용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다 기억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음식이 나가고 계산까지 끝나는 순간 그 기억을 싹 잊어버리죠.
우리 뇌는 이렇게 '완성되지 않은 일'을 '해결해야 할 숙제'로 인식하고 뇌 한구석에 긴장감을 계속 유지해요. 사실, 완성을 못 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게 아니라, 우리 뇌가 그만큼 그 일을 잘 끝내려고 애쓰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죠. 우리는 이 뇌의 성질을 역으로 이용해 볼 겁니다.
2. 무식하게 끝까지 하려고 하지 마세요
대부분의 블로거들이나 공부하는 분들이 하는 실수가 있어요. "오늘 이 글은 완벽하게 1,500자까지 다 채우고, 퇴고까지 마쳐야지!"라며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달리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게 바로 뇌를 지치게 만드는 주범이에요.
제가 해보니, '일부러 중간에 끊어두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글을 쓰다가 내용이 술술 풀리고, 다음 문장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그려질 때 딱! 노트북을 덮어버리는 거죠. 그럼 뇌는 그 미완성된 부분을 못 견뎌 합니다. 다음에 다시 노트북을 켰을 때, 우리 뇌는 그 내용을 이미 무의식적으로 정리해 둔 상태라 글쓰기가 훨씬 수월해집니다. 이게 바로 핵심이에요.
3. 생산성을 높이는 나만의 3단계 루틴
그래서 저는 요즘 블로그 글쓰기나 경제 공부를 할 때 이런 루틴을 따릅니다. 거창할 것 없지만 효과는 확실한것 같아요.
① '일단 시작'하는 마이크로 태스크
목표를 너무 크게 잡지 마세요. "경제 기사 분석하기"라고 하면 벌써 부담스럽잖아요? 그냥 "기사 딱 1개만 읽고 핵심 키워드 3개만 뽑아보자" 정도로만 시작해보세요. 15분이면 충분합니다. 핵심은 시작의 문턱을 낮추는 것입니다.
② 내용이 가장 재밌을 때 멈추기
공부가 잘되거나 글이 잘 써질 때, 사실 더 하고 싶죠? 그 마음을 꾹 누르고 멈춰보세요. "다음 문단은 이렇게 써야지"라고 계획이 섰을 때 멈추는 게 가장 좋을것같습니다. 내일 다시 책상에 앉았을 때, 우리는 0에서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이미 준비된 생각 위에서 시작하게 되니까요.
③ 다음 할 일을 적어두는 메모장
그만둘 때는 꼭 포스트잇이나 메모장에 '내일 바로 시작할 문장'을 적어두세요. "내일은 인플레이션이 내 지갑에 미치는 영향부터 쓰기 시작할 것"처럼요. 이렇게 해두면 다음 날 책상에 앉아서 "뭐부터 하지?" 하고 고민하는 에너지를 아낄 수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뇌를 부려먹지 말고 살살 달래보세요
우리는 왜 그렇게 완벽주의에 시달리며 자신을 채찍질했을까요? 오늘 여러분이 미뤄왔던 일이 있다면, 지금 당장 노트북을 켜보세요. 그리고 딱 10분만 하다가 중간에 멈춰보세요. 자이가르닉 효과가 여러분의 뇌를 살살 달래서, 결국은 끝까지 완주하게 만들어 줄 겁니다.
블로그 승인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한 번에 거절당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오늘 하나, 내일 하나 이렇게 차곡차곡 쌓아가는 과정 자체가 결국 우리를 합격으로 이끌어 줄 테니까요. 오늘 이 글을 보신 분들은 지금 바로 딱 10분만 글쓰기에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