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하루만 쉬어도 괜찮아졌던 피로가, 이제는 며칠이 지나도 완전히 가시지 않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특별히 무리한 일을 한 것도 아닌데 회복이 늦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 이런 변화가 반복되면 자연스럽게 "내가 예전 같지 않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느린 회복은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회복이 시작되는 조건이 예전과 달라졌기 때문일 수 있다.
회복이 시작되지 전에 다시 사용이 이어졌을 때
회복 속도는 쉬는 시간의 길이보다, 회복이 실제로 시작되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쉬고 있다고 느끼는 동안에도 다음 일정이 바로 이어지거나, 생각이 계속 작동하고 있다면 회복은 지연된다. 이 상태가 반복되면 몸은 회복을 완료하기도 전에 다시 사용된다. 예전보다 회복이 느리게 느껴지는 이유는, 회복이 끝나지 않은 채 다음 사용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많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
= 이 흐름은 하루가 끝나기 전 이미 소진되는 이유와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에너지 기준선이 낮아진 상태가 유지되고 있을 때
회복은 항상 같은 지점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충분히 회수되지 않은 상태가 반복되면, 에너지의 기준선은 서서히 내려간다. 이때 회복이 느려졌다는 느낌은 실제로 회복 능력이 떨어져서가 아니라, 돌아가야 할 기준선 자체가 낮아졌기 때문에 생긴다. 예전과 같은 휴식을 취해도 체감이 달라지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회복의 마침표가 사라졌을 때
회복에는 '끝났다는 감각'이 필요하다. 하지만 하루의 마무리가 흐릿해지고, 쉬는 시간에도 평가와 판단이 이어지면 회복은 완료되지 않는다. 이때 몸은 계속 회복 중인 상태에 머문다. 회복 속도가 느리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실제로 느려진 것이 아니라 회복이 끝났다는 신호를 받지 못했기 때문일 수 있다.
회복이 예전보다 더디게 느껴질 때, 더 오래 쉬어야 한다는 뜻은 아닐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휴식의 양이 아니라. 회복이 시작되고 끝나는 지점을 분명히 만드는 것이다. 느려진 회복은 쇠퇴의 신호가 아니라, 회복 조건이 바뀌었음을 알려주는 조용한 표시일지도 모른다.